쏘오옥
내밀고 나온
여린 새순들이 너무나 좋았드랬는데
어느 사이
구월의 바람결이
내곁에 와있습니다.
난 그저 가만히
농사만 짖고 있었는데
개나리, 진달래가
그리도 곱더니만
어느 사이 길옆
간간이 핀 코스모스가
내 마음 저 밑을 흔들고 있습니다.
난 그저 가만히
연두빛 봄날에는 봄처럼 일하고
작열하는 여름날에는 여름처럼 일만하고 있었는데.
송아리 맺던 열매들이
그리도 새롭고 활기차더니만
벌써 수확이라는
고민과 부담을
한 빼까리 안겨다 줍니다.
난 그저 가만히
사과나무들만
보살피고 있었드랬는데.
기여이 가을이
내곁에 온다면
난 환영이로소이다.
내가 이 땅에 살아 있음이 확실하니까.